갤러리분도, 13일부터 10월9일까지 임현락 작가 초대 故 박동준 오마쥬전 영남일보 2021-09-13
임현락 '바람이 일다'
갤러리분도(대구 중구 동덕로 36-15, 3층 P&B Art Center)가 13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호흡, 1 초라는 시간의 의미'라는 타이틀로 임현락 작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이명미 작가 초대전에 이어 패션디자이너 고(故) 박동준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Homage to 박동준Ⅱ'성격을 띠고 있다.
2005년 경북대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교수로 부임한 임현락은 2006과 2007년 갤러리분도에서 각각 '자연의 숨결, 생명을 노래함'그룹전에 참여하고 개인전 '바람이 일다'를 열었다. 특히 미술·무용·음악이 함께한 개인전에서 고 박동준은 기업 후원처를 주선했을 뿐만 아니라 무용수들의 의상도 협찬했다.
'호흡, 1초라는 시간의 의미'는 일 획, 한 호흡, 찰나, 순간 등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선 임현락의 수묵작업을 지탱하는 행위적 개념을 통해 바람(wind)을 담아낸다. 그에게 그림은 호흡의 흐름을 끌어내고 다스리며 하나가 되는 결과다. 호흡은 길게, 때로는 짧게 진행되면서 작은 바람, 낮은 바람, 고요한 바람이 되어 그림 위로 머문다.
전시장에 층계로 설치된 '바람이 일다'는 2015년 개인전 때 갤러리분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을 3층 새 공간에 재설치해 공간과 작업이 만나는 인연을 과거와 현재로 다시 이어준다. 호흡을 그리는 '선긋기'를 통해 표현된 이 작업은 유채꽃밭의 향기로운 봄바람, 푸릇한 보리의 싱그러운 여름바람, 갈대숲의 쌀쌀한 가을바람, 앙상한 나무 사이 칼 같이 매서운 겨울바람 등이다.
임현락의 '1초 수묵' 연작들은 100m 스프린터의 기록을 보며 착안했다. 그는 획이 내포한 순간성에 주목하여 '1초' 라는 시간적 개념을 행위의 조건으로 설정함으로써 한정된 시공간의 밀도 속에 자신을 몰입시키고,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했다.
임현락은 한국 전통회화를 설치물로 만들고 퍼포먼스와 영상을 가미하는 등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작업 과정을 기록한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053)426-5615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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