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산업의 역사와 사람들을 기억하다.
매일신문 2022-10-25
◆갤러리분도 ‘오마주 투 박동준-이진용’ (사)박동준기념사업회가 갤러리분도에서 11월 12일까지 ‘오마주 투 박동준-이진용’ 전시를 열고 있다. 오마주 투 박동준 전시는 갤러리분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을 초대하는 전시다. 갤러리분도는 2012년 개인전 ‘쓸모 있는 과거’를 비롯해 2015년 ‘5015.158.43’, 2019년 ‘메타 컬렉션’ 등으로 대구에 이진용 작가를 꾸준히 소개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레진으로 작업한 오브제 작품들을 선보인다. 고(故) 박동준 디자이너의 유품과 사진, 패션 드로잉 등을 틀 속에 넣고 레진으로 굳힌 것들이다. 박 디자이너가 지녔던 묵주, 옷감 샘플을 꽂았던 핀셋, 해외 출장의 기록이 빼곡한 여권 등 삶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유품들이 은은하고 아련한 색으로 아름답게 담겼다. 그가 기존에 작업해온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그가 수집한 오래된 골동품, 민화, 활자 등에 레진을 부어 굳힌 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수집품들이 담고 있는 시간의 흔적과 흐름을 마치 일기에 꾹꾹 눌러쓰듯이 굳혀놓는다. 그는 이러한 방식이 고미술품을 제작한 장인들에 대한 자신만의 애도이자 예찬이라고 설명한다. 정수진 (사)박동준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지난 40여 년간 고도의 집중, 노동으로 일관된 수행도를 걸어온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박동준 디자이너를 기억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정 기자 lyj@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