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가들이 바라본 현대사회…안민, 장미 2인전…15일까지 갤러리분도 대구일보 2023-07-09
안민, 불법 차량들 폭력성에 구부러지고 휘어지게 표현 장미, 파스텔 색조의 무대…관객에게 온화함과 평온함 전달
안민, Conscience(23TUE0523)
안민, Conscience(23TUE0523)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면 거침없는 붓질의 힘으로 그려진 자동차들이 이목을 끈다. 구부러지고, 휘어져 어딘가 부딪힌 듯한 자동차들이다. 자동차는 강인하고 에너지 넘치지만, 폭력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는 청년 작가 안민의 ‘Conscience’ 연작 시리즈다. 작가는 2017년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마주한 불편함에서 출발한 불법 차량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 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직접 고발도 해봤지만, 불법 차량은 습관적으로 인도를 점령하는 것을 발견했고, 작가는 이러한 무질서하고 배려 없는 도덕성에 분노와 반항감을 느낀 것. 갤러리분도 정수진 큐레이터는 “작가는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형식으로 인간의 야만성을 시원하게 고발한다”며 “이는 분노의 감정을 해소하고, 우리에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미, 마주하는 문제들-그것을 넘을 용기-움직이는 산
장미, 마음의 겨울은 언제 끝이 날까요
이어 파스텔 색조의 온화함으로 안정감을 주는 평면 작업들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는 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을 펼친 듯한 청년 작가 장미의 작품이다. 화사한 색감의 강과 하늘, 하얀 백조와 호수의 풍경, 화병과 빙산 등 이색적인 공간 구성은 마치 꿈속에서 마주할 법한 몽환적인 무대를 펼쳐 보인다. 캄보디아와 중국, 베를린 등지를 다니며 무수한 경험을 한 작가는 직접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회화와 설치, 영상 등으로 풀어내며 우리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작가는 현대인들이 살아가며 겪는 문제와 대면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겪는 일상에 공감하고, 또다른 관점에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청년 작가 안민, 장미 2인전 ‘카코포니 플러스(Cacophony +)’가 오는 15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분도가 매년 차세대 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 플러스(Cacophony +)’ 시리즈의 일환이다. 카코포니 플러스 시리즈는 갤러리분도의 고 박동준 대표가 생전 2006년부터 매년 실험 정신이 담긴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로 만들어 카코포니 ‘Cacophony: 불협화음’ 시리즈로 열렸다. 2021년부터는 그해 미술대학 졸업생에 한정됐던 작가 선정 기준을 신진작가로 영역을 넓히면서 이름을 바꾸고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대구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안민, 장미 2인이 참여했다. 2인의 청년 작가들은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을 심도 있게 선보이고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