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분도, ‘박동준상 2023’ 민성홍 수상 전시…11월 10일부터
(사)박동준기념사업회와 갤러리분도(대구시 중구 동덕로 36-15)가 11월 10일부터 12월 8일까지 갤러리 분도에서 ‘박동준상 2023’ 민성홍 수상전시를 한다.
고(故) 박동준 선생은 패션에 미술과 문학을 접목한 시도로 패션 디자인의 지평을 넓혀 한국패션계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2006년부터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P&B Art Centre(갤러리분도, 떼아트르 분도)를 운영하면서 상업성보다는 예술성을 더 중시했고, 무엇보다도 예술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애를 썼다.
하늘의 별이 된 박동준의 아름다운 삶을 기리기 위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동참해 결성한 (사)‘박동준 기념사업회’는 예술가들의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유망 패션디자이너와 미술가를 격년제로 지원하는 ‘박동준상’도 제정됐다.
2020년 패션상을 시작으로 2021년 미술상, 2022년 패션상에 이어 2023년 미술 부문에 설치미술가 민성홍이 2023년 2월에 선정됐다.
평론과 전시기획, 미술전문 언론 등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위원단이 현재 우리 화단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주목을 받는 작가들을 추천했다.
민성홍 ‘Skin Layer’수집된 오브제, 나무에 채색, 구슬, 레이스, 135x46x243(H)cm,2023, 회전장면
심사위원단은 시대적 담론을 반영한 창작 개념과 주제, 기법의 독창성, 추후 성장 가능성, 예술활동을 통한 사회참여 등에 주안점을 둔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마침내 ‘박동준상 2023’의 수상자로 민성홍을 선정 발표했다.
수상 작가에게는 상금 2,000만원, 김영환 작가가 제작한 예술작품 트로피, 갤러리 분도에서 한 달간 전시가 진행된다. 또한 전시 개최에 따른 운송, 홍보, 자료제작 등 모든 비용도 지원된다.
이번 수상기념 전시에서 민성홍은 타이틀로 수집된 오브제들의 변형 후 장식적인 요소를 더한 가변적 신체 구조물 작업 시리즈를 선보여 구조적인 확장을 시도해 보려 한다.
그는 한동안 사회의 외부작용으로 인해 위치가 이주, 이동되는 과정에서 남겨진 사물들을 해체, 재조합 하는 경험을 통해 정체성, 이산과 집합, 그리고 그 경계의 모호함을 시각화하는 작업들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남겨진 사물들의 고유 기억과 신체 사이에서 멀어져 가는 감각을 다룬다.
민성홍 ‘Skin Layer’수집된 오브제, 나무에 채색, 구슬, 레이스, 135x46x243(H)cm,2023, 회전장면
수집된 사물들은 이것들이 버려지기 이전에 누군가와 하나의 공간에서 그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했던 기쁨과 흥분의 순간이 묻어 있는 물건이기도 하고, 힘겨움과 고달픔 끝에 이룬 성취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파편이기도 하며,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정이 흠뻑 담긴 순간이 고여 있는 사적 관계를 형성하였던 대상이다.
일상의 삶은 우리에게 다른 영역보다 우선하면서 동시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요소이다. 그중 개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위치가 이동되면서, 불공정한 시스템으로 인해 잃거나 버려야만 했던 어떠한 물건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상호관계와 정체성을 얘기한다.
이렇게 남겨진 물건들을 개개인의 기억과 기능을 상실한 허물로써 여겨지지만, 작가는 이러한 사물들을 수집해서 각각의 형태들을 변형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삶 속에 내적 갈등을 가져오는 현실의 제약까지도 소중한 삶의 일부임을 작업으로 말한다.
경북일보
곽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