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즈 드 랑(gaze de lin) 장소영 디자이너 - “본질에 충실하라는 故박동준 선생님 유지 잇겠다” 한국섬유신문 2020.09.18
깊은 우물’처럼 마니아 사로잡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
‘갸즈 드 랑(gaze de lin)’의 장소영 대표는 25년차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볼륨 캐주얼 브랜드 업계에서 15년을 근무했고 독립 후 ‘갸즈 드 랑’을 런칭, 국내외 시장에 도전한지 9년이 됐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높은 별점을 받아온 장소영 디자이너이지만 국내서도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높다. 한번 고객이 되면 깊은 우물처럼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갸즈 드 랑’은 올해를 기점으로 활발하게 국내 시장을 공략, 마니아층을 확고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내셔널 브랜드에서 현장감을 쌓아왔고 독립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곁눈질하지 않고 ‘본질에 충실’한 디자이너로서 착실한 행보를 해 왔다. 수없이 많은 신진들이 탄생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본질과 사명에 충실한 디자이너를 만나면 대한민국 패션산업에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이러한 장소영 디자이너에게 무척 의미있고 가슴벅찬 ‘좋은 일’이 생겼다.
‘박동준상(PAKDONGJUN PRIZE)’의 제 1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박동준은 지난해 11월에 작고한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중 한 명이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후진들을 위해 향후 20년간 패션디자이너와 예술가에게 격년으로 2000만원씩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남겼다.
오는 11월9일 일주기를 앞두고 사단법인 박동준 기념사업회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1회 수상자로 갸즈드랑의 장소영 디자이너를 선정했다. 장소영 디자이너는 11월 1일부터 대구의 분도 갤러리에서 자신의 의상을 전시함으로써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린다.
선배의 기대와 뜻을 기리며 벅찬 사명감으로 다시금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장소영 디자이너를 후암동 작업실에서 만나 ‘이 시대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천직’ 본인이 선정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박동준상의 기준은 한국 국적의 브랜드로 영위되고 있을 것, 패션관계자의 추천이 있을 것, 그리고 세 시즌 이상의 룩 북을 제시함으로써 활동사례와 영속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본선에 3명의 디자이너가 올라왔는데 각각 색깔도, 나이도, 규모도 달랐다. 패션에 몸 담은지 25년이나 됐다. 성장 가능성 높은 젊은 디자이너에게 기회가 주어질 줄 알았는데 이처럼 도약할 수 있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나 기쁘고 또한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겁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고 박동준디자이너의 뜻을 기려 기꺼이 이상봉, 김철웅, 임선옥 등 대 선배디자이너들이 심사를 맡았다. 이번 심사는 디자이너로서의 진정성과 향후 글로벌마켓에서 K패션을 전파할 만한 실력을 갖췄는가에 중점을 뒀다.
현재 분도갤러리에서는 이명미 작가의 오마주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림전시가 끝나고 나면 11월 1일부터 한달간 장소영의 의상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재 준비작업에 한창인 장소영 디자이너는 당초 5점 전시로는 갸즈드랑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나타내기에 부족할 것 같아 히스토리를 보여줄 작품 섹션을 구성해 볼 생각이다.
갸즈 드 랑 20F/W
넓히기 보다 깊게 “젊은 디자이너들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매순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실패를 용납하면 안될 것 같다”는 장 소영 디자이너. 지난해까지 유럽, 미국, 중동 등 해외시장에 집중했다. 대부분 고급 고감각 지향 오프라인 부티크 운영자들이 바이어였고 가격에 대한 저항없이 갸즈드랑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왔다.
이상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판단, 완성도 높은 제품력은 브랜드런칭 첫해부터 해외바이어들을 고정고객화하는 원동력이 됐다. “갸즈드랑의 바이어들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는 볼륨브랜드가 아니지만 재구매율이 높았고 지금껏 탄탄한 신뢰를 구축해오고 있다.
큰 장점이지만 코로나19상황속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동안 바이어들의 이탈이 없었는데 코로나19발생 이후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온라인 보다 오프라인기반의 유통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갸즈드랑은 “한국 신진 브랜드들은 오더수행능력이 부족하고 다소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해외바이어들의 고정관념을 불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첫 출발부터 바이어들로부터 “신진이 아니라 실무에 능하고 완성도 높은 ‘신규 브랜드’ 디자이너로 실력을 입증받았다”고 한다.
“지금 정체기이지만 오히려 뿌리를 더욱 튼튼히 내리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표출했다.
멈춘 듯 편안한, 그리고 비범한 갸즈드랑은 불어로 갸즈(거즈) 랑(린넨)의 의미한다. 창가에 드리워진 성근 린넨 커튼에 햇살이 비추는, 멈춘 듯 편안한 이미지를 추구한다. 시대가 흘러도 변치않고 입어서 편안하고 또한 평범하지 않는 멋, ‘세미 아방가르드’를 지향한다.
그동안 수출이 100%였다면 앞으로 수출과 내수를 7대3 비중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해외시장을 공략해 오면서 “국내에서 튼튼히 뿌리내려야 해외에서도 더욱 인정받고 도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굳혔다. 지난해 연말부터 준비해 온 국내 전개전략으로 상반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해외와 국내에서 호응도가 높게 나타났던 갸즈드랑의 컬렉션 라인을 대중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디테일과 디자인을 만지고 수량을 확보하니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가을에 네이버디자이너윈도에 등록하고 백화점 팝업 등으로 소비자 반응과 니즈를 체크하고 있다. 확고한 마니아층의 확보와 신뢰를 위해 편안함속에 비범한 ‘갸즈드랑’의 오리지널리티를 지켜갈 방침이다.
이 시대 디자이너로 사는 것 아직 미혼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패션디자이너로 욕심없이 살았다. 다른 일을 했으면 돈을 많이 벌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며 박동준 선생과 같은 훌륭한 분들의 유지를 받들고 실망시키지 않으며 후배들에겐 귀감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욕심이다.
컬렉션 라인과 함께 세컨 라인도 전개하면서 해외와 국내 소비자들이 ‘갸즈드랑’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게 각인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어들과 고객이 “언제나 믿을만하다, 멋있다, 옷이 좋다고 말해 줄때가 가장 보람있다” 는 장소영 디자이너는 “브랜드가 9년이 됐는데 이제는 국내 소비자들도 많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예전처럼 국내외 런웨이에서 갸즈드랑의 컬렉션을 맘편히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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