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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경북매일] 권세진·이재호 두 작가가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2024-07-17 19:00
작성자 Level 8

권세진·이재호 두 작가가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
경북매일 2024-06-20



 

전시리뷰 갤러리분도 ‘Cacophony+(카코포니 플러스)’전 신진작가 발굴 위한 2인전 오늘부터 내달 6일까지 열려 권세진 ‘조용한 시간’ 을 주제로 윤슬 탐구한 수묵 작품 등 선봬 마음 정화되는 치유·회복 시간 이재호 ‘지나치는 풍경’ 시리즈 상황따라 새롭게 보이는 자연을 유화물감으로 거침없이 그려내



대구 갤러리분도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권세진, 이재호 작가가 참여하는 ‘Cacophony+(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를 개최한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와 갤러리분도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갤러리분도가 매년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Cacophony·불협화음) 전시의 연장 선상이다.


이 전시기획을 통해 소개된 젊은 작가는 75명이다. 서툴지만 실험정신을 담은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 아래, 고(故)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의 의지 아래 15년 동안 이어져 왔다.


일반 상업화랑에서 미술대를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린 작가에게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 2021년부터는 ‘카코포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는 기존 카코포니와 달리 당해 미술대 졸업생에 한정됐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미술계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혔다.


이번 전시 작가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권세진·이재호 2인전으로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심도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권세진의 ‘Quiet time(조용한 시간)’ 주제로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는 수묵으로 바다의 윤슬을 묘사한 ‘조각 그림’ 연작이고, 두 번째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드로잉 한 ‘먹지드로잉’이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두 작업은 표현 기법은 다르지만,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그림을 접근해 대상 그 자체를 그리기 위한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형상(形像)을 통해서 내면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작가는 몇 년 전부터 바다의 윤슬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는데, 윤슬의 모양은 수면(자연)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뀐다.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한 모노톤으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에서 윤슬의 아름다움, 찬란함, 고요함, 은은함을 발견한다. 그 따스한 빛을 통해 잠시 그 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두 번째 먹지드로잉은 그가 일상에서 관심이 가는 대상에 주목해 봄에 첫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 잔(Glass), 커피의 핸드드립 기구 등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며 빛 바래진 교과서에 실린 그림 같은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은유로 회고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며 사유의 대상으로 인식해 대상과 나, 나와 사물간의 경계를 제거함으로 대상과 하나가 되는 물아(物我)의 현상으로 대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재호는 일상에 중요하지 않는 것들과 당연한 듯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해 ‘몬스터’, ‘호이호이’ 시리즈를 창작해 세상에 소외되고 있는 존재에 대해 담아냄으로써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작 ‘지나치는 풍경’시리즈들은 작가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너무 익숙해서 무시하고 지나쳤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똑같은 장소이지만, 그날의 상황,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라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자연의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던 그 순간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유화 물감의 붓질을 속도감 있게 드로잉 하듯이 한 번에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거침없이 자연을 드러낸다.


그는 같은 산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인 것을 알고, 언제나 주변을 360도로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선을 작가의 생동감 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지나치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도 늘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볼 수 있다.


[경북매일] 윤희정기자